힘들 때일수록 매일 일기를 쓰곤 했는데, 거의 2년 동안은 전혀 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썼던 게 언제인지 봤더니 2011년 4월 13일이다. 건강 때문이라기보단 그냥 덮어버리고 싶었다. 오랜 기간 동안 너무 나를 방치해놓은 것 같다. 일기를 쓰는 시기의 '나'와 일기를 쓰지 않는 시기의 '나'는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그동안 등산도 다니고 생각도 많이 했지만, '일기를 쓰지 않는 나'는 뭔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느낌이랄까. 마취된 삶을 살고 있는 기분이다. 오늘 갑자기 그냥 문득 깨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이 벌써 스물 여덟,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이젠 다시 써야할 때가 됐다. 뒤에 빈 종이가 몇 장 남지 않았다. 내일은 내가 좋아하는 검은색 스프..
집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막 보급되기 시작했던 때, 포털사이트의 1인자였던 야후!코리아가 2012년 12월 31일 오늘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한다. 헐~ 올해 htc한국지사 철수 다음으로 두번째 충격이다. 중학교3,고1 때 늘 내 인터넷 시작페이지였던 야후!코리아.. 애국심이 투철했던 친구들이 미국 거 쓰지 말라고 들볶아도 이게 좋다며 꿋꿋이 썼던 야후!코리아가 아니었던가. 1년,2년,3년 지나면서 야후!코리아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포털사이트 최강자 자리를 네이버,다음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도 그 몇 년 사이에 인터넷시작페이지를 야후!코리아에서 다음,구글로 갈아탔다. 검색 기능은 타포털사이트와 비슷비슷하면서 구미가 당길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 포털사이트를 이용하겠..
웃기게도 어딘가에 지원서를 넣는 날에는 꼭 눈이 온다. 그것도 엄청 많이.... ㅡ_-;; 이번이 세 번째. 근데 또 그 날은 꼭 접수 마지막 날이다. 내 머리 속에도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간다. 우편접수였다면 난 또 이 날씨에 복잡한 심정으로 차를 끌고 현장접수하러 갔을 것이다.. 흑. 이번엔 온라인으로 받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늘 그랬을듯이 급박한 시간이 지나가고, 접수 뒤엔 마음을 비운다. 영어시험과 각종 자격증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나이기에.. 마음 비우기가 더 쉽다. (어찌 그깟 자격증으로 나의 무한한 잠재력을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하는 꼴 같잖은 생각은 약간의 위안이 된다..) '될 리가 없지', '안되면 말고', '밑져야 본전', '보는 눈이 있다면 뽑아주겠...아 이건 아니고;..
요즘 몇몇 커뮤니티에서 화제의 게임인 유로트럭2를 플레이 해봤다. 보통은 시뮬레이션 게임이 인기 있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도대체 뭔 게임인가 궁금해서 손을 댔다. 게임은 간단하다. 플레이어가 직접 트럭 운전 기사가 되어 화물운송으로 돈을 버는 게임이다. 돈을 모으면 자신의 트럭을 구입할 수 있고, 차고도 확장해서 기사를 고용해 부려먹을 수도 있다. 물론 기사로 채용되는 직원들에게도 트럭을 사줘야 회사가 돌아간다. 모든 게 돈이다. 그럼 돈은 어떻게? 주구장창 트럭운전을 하면 된다. ㅋㅋㅋ 그럼, 그냥 운전만 하는 게 뭐가 재밌냐 할 것이다. 근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다. 시뮬레이션 게임답게 현실성을 반영한 요소들이 매력적이다. 밤과 낮의 변화, 주위 풍경 묘사(그래픽이 그닥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용량에 ..
난 웹브라우저로 주로 구글크롬을 쓴다. 빠르기도 겁나 빠르거니와 안정성도 괜찮기 때문이다. 이 크롬을 사용하면 간혹 잘못 클릭해서 더러운 사이트가 열리거나 덕지덕지 지저분한 사이트라도 들어가게 되면, 악성코드가 있다는 경고창이 뜨면서 자동으로 차단해주는 기능이 있는데, 이런 건 남의 일인 줄만 알았다. 하루에 기껏해야 200명 남짓 방문하는 소소한 내 블로그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될 줄이야...! 이것 때문에 일요일 아침부터 악성코드 없애는 법을 뒤적여야 했다. '어떤 썅노므시끼가 악성코드를 주입시켰을까'하며 해결책을 막 찾는데, 어이없게도 방법을 올려놓은 블로그들에서도 악성코드가 있다며 경고창을 띄운다. 허허; 여차저차해서 알아낸 게 "구글 웹마스터 도구"를 쓰라는 거였다. 블로그 주소를 등록하고, 주인 ..
(출처-대전문화예술의전당 공연정보) 1년 만에 보는 연극이었다. 오랜만의 앙상블홀이라 반가웠다. 내가 처음으로 정식 무대 연극을 봤던 때가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 막 개관했을 때였는데, 그 때도 앙상블홀이었다. 친구가 내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겠다며 연극표 한 장을 내밀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랑 둘이 앙상블홀 맨 윗자리에서 처음 경험한 연극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번엔 앞자리에서 보고 싶어서 R석을 질렀다. 연극은 한번도 날 실망시킨 적이 없었기에 이번에도 그러리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믿음은 잠시.. 같이 연극 보자고 다른 친구를 데리고 오지 않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주제는 좋았으나 연극이 내 취향과 기준에는 .... 좀... 그랬다. 자세하게 어떤 점이 어땠고 저쨌고 말하진 않겠다. 어쩌면 이렇게 느..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하여 세종대왕님으로 플레이 했다.과학승리에 이보다 더 적합한 문명이 또 있을까! 신 난이도 ㄷㄷㄷ 첫 도전하는 날이었다. 사실 게임이 땡기는 날은 아니었는데, 어찌저찌 하게 됐다. 굿스타팅. 시작은 좋았다.페르시아가 공격적인 멀티를 감행하기 전까진.. 초반에 서쪽땅 사치자원이 풍부해서 부산을 펴려고 했는데 페르시아가 냅다 차지해버렸다.페르시아가 죽느냐 내가 죽느냐의 상황.우호관계 선언도 풀린 상태에서 살엄음을 걷는 기분으로 화차 연구 생산에 주력했다. 위대한 화차! 순식간에 페르시아의 영토를 쫘악 밀어버리는 괴력을 발휘 ㄷㄷ중간에 도시가 다시 먹히는 실수가 있었으나 별 거 아니었다.페르시아 이후 단 한 번의 전쟁도 없이 발전만 할 수 있었는데,그렇게 해도 초반에 화차를 뽑느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