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다, 두껍다, 무겁다, 비싸다." 외형적으로 이 책을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말이다. 난 어쩌다가 이 미친 전공서적 같은 책을 구입하게 됐을까. 때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부 마지막 학기의 학점을 "일반선택"으로 채워야 했기에 교양은 들을 수 없었다. 전공과목은 이미 들었던 수업들이었고, 결국 타과 전공수업을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눈의 띈 수업이 미술교육과의 "서양미술사" 강의였다. 내가 그 수업을 선택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서양미술사 공부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08년 초에 국비지원을 받아서 유럽여행을 갔다온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서양미술사에 대한 내 무식함에 통감했던 것이다. 그 강의의 교재가 바로 이 책이었다. 주머니가 여의치 않았지만, 제대로 공부해보겠다는 열정에 불타있었기에 ..
책을 펼쳤다. 첫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도로 덮었다. 왠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하게 읽어나갔다. 소설본문은 책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아니, 절반에 약간 못미쳤다. 절반이 약간 넘는 나머지 부분은 외국인의 논문, 역자의 작품해설, 카뮈의 미국판 서문, 카뮈의 이방인에 대한 편지, 작가연보가 실려있다. 소설의 내용보다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읽어보니 그럴 만도 했다. 1부는 주인공이 아무 관심도 없다는 듯이 툭툭 내뱉는 문체로 쓰여졌다. 1부와 2부 모두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주인공은 어느 회사에서 일하는 뫼르소다. (뒤에 역자의 작품해설에 따르면 '뫼르소'는 바다와 죽음을 의미..
바로, 대본 작성이다. 발표할 때 연극하냐고? 아니다. 발표할 때 할 대사를 모조리 적어놓은 것이다.... 말을 더럽게 못하고 자신이 없는 난, 저렇게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이 짓거리를 하고 있다. ㅠㅠ 사실... 말은 잘못 내뱉으면 주워담을 수 없기에 극도로 조심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 빽빽한 A4용지가 3쪽 분량이다. 최대한 과감히 잘라냈는데도, 해야할 말이 더럽게 많다. 발표 당일날은 1시간 일찍가서 저 대본 들고 말하기&연기 연습을 할 예정이다. 아하하하~~~ 미치겠다. 발표 때문에 보려고 뽑아놨던 논문 2편을 미처 다 보지 못했다. "신돌석님 죄송합니다.. 제가 시간이..." 제발 나에게 말고삐는 풀리면서 정신줄은 확실히 잡고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단어 하나, 용어 하나 잘못 썼다가 ..
아는 사람이 이런 게 있다고 한 번 해보라고 했었는데, 귀찮아서 흘려들었다가 이제서야 써먹게 됐다. 알라딘은 내가 중학교 때부터 애용하는 인터넷 서점이다. 온라인 서점 때문에 오프라인 서점들이 죽어간다고, 대형마트 때문에 재래시장이 죽어간다고 아우성이지만, 난 그냥 싼 게 좋은 사람이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폐해는 익히 알고 있고, 우리 사는 사회는 사람 중심의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나아가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비싼값을 지불하며 내 것을 퍼준다고 해서, 거대한 자본에 소상점들이 잠식되는 폐해가 꼬딱지 만큼이라도 나아질 거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그것은 체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 만큼은, 나한테 십시일반 이론 따윈 씨알도 안먹힌다. 그래서 난 주로 책은 오프라인 서점보다 알라딘에서 구입하고..
『한국근대사강의』와 더불어 한국근현대사학회에서 나온 개설서 짝꿍(?)이다. 한국근대사강의에서는 1860년대부터 1910년 경술국치까지의 시기를 다뤘다면, 여기에서는 1910년부터 1945년 해방을 맞이할 때까지의 시기를 다뤘다. 여기서는 한일강제합방 조약이 체결되기 이전,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 속에서 반식민지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펼쳤던 운동을 구국운동이라 칭하고, 구국운동의 큰 줄기를 애국계몽운동과 의병전쟁으로 보고 있다. 이 책의 주요 특징은 1910년 이후의 독립운동이 이들 애국계몽운동과 의병전쟁을 계승한 것이라는 기본적인 인식 하에서 국내와 국외의 주요 독립운동을 유기적으로 서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독립운동가들의 목표는 하나 같이 조국의 독립이었으나, 광복 이후 새정부의 정치체제와 사회상에 ..
익산에 있는 친구가 보내줬다. 갖고 싶다거나 보내달라는 말도 안했는데 정말 고맙게도 정성들여 포장해서 택배비도 직접 지불해 보내주었다. 마침 한국근대사강의를 막 끝낸 참이라 더없이 반가웠다. 땡큐베리감사♥ 2003년도에 전주박물관에서 기획한 특별전 도록인데, 전시한 지는 꽤 지났어도 수록된 내용들은 여전히 볼 만하고 또 참고할 만하다. (당시 전시는 직접 보지 못했다) 국제교류기록, 대민홍보기록, 일반행정기록, 임면기록, 증빙기록, 소송기록, 단체기록, 개인기록으로 나눠서 수록했고, 뒷부분에는 특별논고로 대한제국의 역사적 위치, 대한제국시기 기록문화, 조선시대의 관인 등을 실었다. 부록에는 대한제국기 기록물관리 관련 법령, 연표를 넣었다. 대충 눈요기로 훑어보려고 했는데, 꼼꼼하게 보는 성격 때문에 어쩌..
이틀을 계획하고 읽었는데, 사전과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정독을 하다보니 계획보다 하루 더 걸렸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특별히 논할 건 없는 것 같다. 사실 세부적으로 들어가자면 근대사의 기점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해서 부여한 명칭에 내포되어 있는 이념적 색과 각 사건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 등등 논쟁거리는 한도 끝도 없다. 그런 것들은 차치하도록 하고, 한국 근대사에 관심이 있거나 제대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책 소개와 읽을 때 주의사항, 팁을 주고자 한다. 일단 이 책은 '근대사'강의다. 근대사의 기점은 서문에서 말하고 있듯이 1860년대부터 한일강제병합 때인 1910년대까지 잡고 있다. 고종 즉위년이 1863년이니까 대략 어디쯤인지는 짐작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은 비교적 어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