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난 전시회를 볼 때 끝물에 가는 것 같다. 내가 간 이 날도 우연찮게 전시 마지막 날이었다. 이것 바로 전에 했던 "이응노와 마르코폴로의 시선"을 감명깊게 봤던 터라, 이번 전시도 기대를 하면서 친구까지 대동해 입장했다. 이 친구와 나는 전시기획 같은 것에 관심이 있어서, 작품의 예술성이나 느낌보다는 주로 전시의 구성이라든지 관람객 편의성 등에 중점을 두어 관람했다. 여기서는 간단하게 나와 내 친구가 전시를 보면서 생각하고 공유했던 것들 몇가지를 적어보려 한다. 대전광역시 이응노 미술관 2011.11.11.~2012.02.19. ▼ 전시에 관한 정보 http://ungnolee.daejeon.go.kr/ungnolee/exhibition/01/exhibition.01.001.board?aSeq=22..
아아~~!! 손목질환을 겪고 있거나 손이 안좋은 사람들은 필히 주목해야 할 키보드다!!! 원래 소개할 마음은 없었는데, 약 한 달간 이 키보드를 써보면서 은혜 입은 바가 적지 않아(응?) 성치 않은 손으로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린다. 크기는 정말 거대하다. 평소 쓰는 키보드의 대략 1.5배쯤 자리를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 키판 자체가 넓기도 하지만 몸 앞쪽에 있는 푹신푹신한 패드가 나와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 책상이 정말 넓은데, 이 녀석을 가운데 놓으면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서 다른 글작업을 못한다. 그래서 컴퓨터를 하지 않을 때는 항상 모니터 쪽으로 밀어놔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극찬하는 이유는 바로 "인체공학"이기 때문이다! 이거 하나로 크기가 크든 작든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다. 키보드..
웬만해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데, 한번 걸렸다 하면 종합세트로 온다. 감기중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감기는 코감기. 코막혀서 숨을 못쉬겠다. 거기에 몸살까지 걸리고, 목도 조짐이 심상치 않아서 필사적으로 유자차를 마셔댔다. 유자차 마실 때는 역시 브로콜리 너마저의 유자차를 들어줘야 한다. 이 와중에 발표준비는 해야겠기에 앉아서 종이는 넘기고 있는데, 진척이 없다. 책은 1930년대 일제의 민족분열통치 강화다. 겨우 한 챕터 맡았는데 그게 총정리하는 장일 줄이야. 관련 논문들 읽고 연구사 정리식으로 발표해야 하는데 난 어쩌지. ㅡ_-;; 죽어라 해가면 다른 사람이랑 중복된다고 할 것 같고, 에라이~ 모르겠다. 나만의 후리스타일로 가야겠다. 책은 처음 정독하고 두번째 훑고 있다. 일제의 식민통치는 볼 때마다..
도스또예프스끼(이하 도선생으로 칭함)를 이대로 끝내기엔 아쉬웠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추천한 이 책을 한 권 더 읽어보기로 했다. 휴~ 도선생이 날 순순히 보내주지 않는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지하생활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수기로 적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에 읽었던 도선생의 작품들과는 달리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여졌다. 1인칭 시점의 소설은 대개 가볍고 쉽게 읽히지만, 이 작품은 얇은 두께임에도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이 책은 제1부 지하실, 제2부 진눈깨비 때문에로 나뉜다. 시간상으로는 2부가 먼저이고 1부가 나중이다. 1부에서는 40대의 지하생활자가 가상의 말벗(신사 양반)을 상대로 철학적 문제에 관한 논쟁을 벌인다. 처음부터 내용이 압축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끝내주길래 다들 극찬을 하는지 궁금했다. 말로만 듣던 리움미술관을 드디어 내 발로 찾아갈 기회가 생겼다.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나로썬 약속이 생기거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만 서울에 가게 된다. 어제가 바로 그 날이었다. 삼성미술관리움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2동 747-18 설명 한국미술과 외국미술이 함께 숨쉴 수 있는 열린 문화예술공간 samsung mueum of art 상세보기 사전조사를 통해 이 미술관은 한두시간에 뚝딱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정보를 보고,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올라갔다. 오후 6시 약속시간 전까지 샅샅이 훑어보려 벼르고 갔다. 한강진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면서 그냥 겉으로 봤을 때는 생각보다 커보이진 않았다. 사진에서 봤던 대로 건물 바깥에는 거미모양의 조형물..
아 읽기 싫은 제목이다. 특정 계층을 꼭 집어서 무언가를 하길 권유하는 제목. "~했어요" "~했답니다"라고 끝나고 있는 본문 내용의 서술어. 마치 글쓴이가 독자들을 교화와 계몽의 대상으로 보는 듯한 인상을 팍팍 준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책들은 딱 질색이다. 근데 난 왜 이걸 읽었을까. 변명(?)을 하자면 어쩔 수 없었다. 이벤트로 알라딘 신년달력을 얻기 위해서는 지정도서들 중에 하나를 골라 넣어야 했는데, 이게 그나~~마 읽을만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왠지 "마르크스"가 들어가면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란 확신에서였다. 역시나 제목에서처럼 글쓴이들이 이 책을 집필한 목적은 젊은이들에게 마르크스를 읽게끔 하는 것이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괜찮았다.(아니 내가 기대를 아예 안했는 지도 모른다;;) 아 여기서 ..
난 항상 여행을 갔다와서 뒷북을 잘 친다. 전공 때문에 사전에 공부하고 답사하는 것이 지겹도록 몸에 배어서 여행을 할 때 만큼은 계획없이 떠나는걸 즐겨한다. 그러다보니 여행을 마치고 나서 나중에 그곳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땅을 치며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번의 경우가 그랬다. 이 책을 읽지만 않았어도...!!! 여행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은 전혀 아니다. 3박 4일 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계획없이 갔어도 나름대로 굉장히 알차게 돌아봤다고 자부했다. 제주는 한마디로 "최고"였다! 아름다운 곳도 많이 가봤고,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다. "행복"했던 여행이었다. 하. 지. 만. 이 책을 읽고나서 이런 젠장!!!!! 난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머리를 쥐어뜯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