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불편하면서 찝찝하고 재미있을 것 같으면서 재미가 없는... 책이었다. 저자는 그동안의 예술사가들이 너무 미술기법을 위주로 설명해 예술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는 식으로 지적한다. 근데 내가 보기엔 예술사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저자가 지나치게 관념에 치우치는 바람에 오히려 이 또한 전체상을 균형있게 파악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 나도 사람의 생각이 기술의 발전보다 먼저 있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사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기에...;;; 철학사에 관한 건 책 몇 권 읽어본 게 전부지만, 철학사에서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것도 어느 것이 확실히 옳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뭐.. 잘은 모르지만, 이 책은 분명 ..
잰슨의 서양미술사에 이어 같은 제목의 책을 또 사서 읽었다. 진중권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아닌데도 그의 책을 선택했다. 왜냐면 08년 겨울에 알라딘 이벤트로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Ⅰ권 친필사인본 무료증정에 당첨됐었기 때문이다. 되도록이면 짝을 맞춰서 한꺼번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Ⅱ권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지만, 모더니즘편은 3년이 지나서야 나왔다. 잰슨씨의 것도 읽었겠다, 작년 여름에 나온 Ⅱ권을 주문해서 이참에 묵혀놨던 책을 읽어버렸다. 책표지와 제목이 많이 바껴서 내가 찾는 책이 이 책이 맞나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내용은 똑같다. "서양미술사Ⅰ"로 나온 것은 현재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고전예술편"으로 출간하고 있다. 책겉표지에 써있는 작은 글씨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미학의 눈으로 보는" 서양미..
"크다, 두껍다, 무겁다, 비싸다." 외형적으로 이 책을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말이다. 난 어쩌다가 이 미친 전공서적 같은 책을 구입하게 됐을까. 때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부 마지막 학기의 학점을 "일반선택"으로 채워야 했기에 교양은 들을 수 없었다. 전공과목은 이미 들었던 수업들이었고, 결국 타과 전공수업을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눈의 띈 수업이 미술교육과의 "서양미술사" 강의였다. 내가 그 수업을 선택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서양미술사 공부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08년 초에 국비지원을 받아서 유럽여행을 갔다온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서양미술사에 대한 내 무식함에 통감했던 것이다. 그 강의의 교재가 바로 이 책이었다. 주머니가 여의치 않았지만, 제대로 공부해보겠다는 열정에 불타있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