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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불편하면서 찝찝하고 재미있을 것 같으면서 재미가 없는... 책이었다.
저자는 그동안의 예술사가들이 너무 미술기법을 위주로 설명해 예술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는 식으로 지적한다. 근데 내가 보기엔 예술사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저자가 지나치게 관념에 치우치는 바람에 오히려 이 또한 전체상을 균형있게 파악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 나도 사람의 생각이 기술의 발전보다 먼저 있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사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기에...;;; 철학사에 관한 건 책 몇 권 읽어본 게 전부지만, 철학사에서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것도 어느 것이 확실히 옳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뭐.. 잘은 모르지만, 이 책은 분명 균형잡힌 책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전체적으로 너무 현학적인 느낌도 많이 받았고,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점쟁이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솔직히 신뢰가 가지 않았다. 비교하기 좀 이상할지 모르는데.. 대학1학년 때 교양수업으로 들었던 정치학 수업의 교수님께서 '과학 이데올로기'란 특유의 단어를 써가며 과학을 맹신하는 것과 무속신앙을 믿는 게 무엇이 다르냐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이 책이 딱 그 때 그 느낌이다. 그래도 그 분은 재밌게 말씀하셨고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지금은 내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그런지 이 책이 불편하고 찝찝하다는 느낌 밖엔 다가오지 않았다. 미술사 입문용으로 추천할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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