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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나오기도 전에 예약주문으로 구입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제서야 완독했다. 자극적인 제목의 책은 기피하는 편인데도 "김동춘"이라는 이름만 보고 목차도 리뷰도 보지 않고 무조건 질렀다. 사실 "잔혹사"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 제목이 자극적이라고 말하기에는 우리 근현대사의 실상이 그랬기에.. 오히려 적절한 제목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앞뒤 보지 않고 지른 책이었지만, 역시나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감상평은 길게 이렇다 저렇다 쓰는 것보다 그냥 짧게 한 마디만 쓰고 싶다.

   현재 우리나가 이런 모습을 갖추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왜 이 나라가 이 모양 이꼴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아래 인용은 책에 있는 저자의 글 중에 정말 절절히 공감했던 부분이다.


   모든 인간은 우선 자신과 가족의 현재 문제에 진력하는 법이고, 가족이 고통받으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한다. 물론 지도자나 학자, 지식인들에게는 500년 전에 벌어진 외적의 침입에 의한 치욕이 오늘의 아픔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고, 지구 반대편 구석에서 벌어진 대량학살의 참극도 자신의 비극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이 정도의 역사의식과 정치의식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정치 공동체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공감이 가족의 단위, 며칠 전 일어난 일에만 관심 갖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이 사회는 아직 미개사회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공감의 촉수가 혈육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사회가 있는 반면, 내 가족의 고통을 통해 다른 가족의 고통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공감의 범위를 확장하는 사회가 있다. 우리는 전자와 같은 미개사회에서 벗어나 후자에 가까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권침해와 탈법, 부정의가 지속되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어떤 힘과 조건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재생산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죄 없는 피해자가 거듭 생긴다면, 이런 체제를 감히 국가 혹은 사회라 부를 수 있겠는가. 나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이 글들을 썼다.


머리말-반성하지 않는 폭력의 과거는 반복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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