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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노키오의 재판 기록을 중심으로 그의 사상의 근원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메노키오의 예가 상류층의 프로테스탄티즘과 하류층의 구전문화가 교류해서 만난 한 전형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메노키오라는 이탈리아 몬테레알레의 한 방앗간 주인을 역사의 전면에 부각시켜 16c 상류계층문화와 하류계층문화 간에 교류가 있었다는 표본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결국에는 현미경식 연구방법으로 전체를 조망할 수 있음을 입증하려 했다.
   그러나 저자 자신도 문학적이라고 했듯이 구체적인 사료가 부족한 가운데 빈 부분을 "추측"으로 채워넣는 한계가 있었다. 사실 사료도 부족한데 사상적인 측면을 과학적으로 관찰하기란 더더욱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폭넓은 지식으로 비교분석을 동원함으로써 이러한 미시사적인 접근방법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능한 역사연구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어쩌면 역사문학작품이라고해도 무방할 듯 하지만 놀라울만큼의 설득력을 보여줌으로써 역사가 어디까지 과학적이어야 하는가에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

   미시사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동안 미시사를 이론으로만 접했던 사람은 이 책을 읽어보면 신선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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