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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은 지는 꽤나 오래됐는데 블로그에 글 올리기가 참 귀찮았다. 소설도 미완성이어서 쓸 마음도 잘 나지 않았다. 그래도 간단한 감상은 끄적거려야겠기에...


   도스또옙스키는 이 소설을 본격적으로 막장 등장 인물에 막장 이야기로 꾸려보려고 거창하게 계획했던 것 같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내용이 아주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이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네또츠까의 일생을 그린... 아니 그리려했던 소설이다.

   네또츠까는 부모를 잘못 만나서 불행한 집안에서 자라 성격이 내성적이며 조그마한 자극에도 발작을 일으키고 열병을 앓는 여자 아이다. (참고로 도스토옙스키의 인생에 있어서 그의 작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3가지를 꼽는다면 "시베리아 유형", "간질병", "도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의 소설에는 발작 증세가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역시 발작이 있어야 그의 소설답다;;) 쓰여진 분량에서 내용상으로 봤을 때, 소설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네또츠까의 아주 어린시절 부모과 같이 살았던 시기-가난과 부모의 갈등/부모가 모두 죽고 공작의 집에서 자란 시기-까쨔와의 이상한 우정/알렉산드라 미하일로브나의 집에 맡겨진 시기-알렉산드라와 남편과의 이상한 관계,편지의 발견. 소설을 읽다보면 도대체 등장 인물들 간의 관계가 왜 저 모양인지, 주인공 네또츠까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증이 커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설은 그냥 갑자기 끝나버린다.

   이 작품이 미완성이 된 까닭은 도스또옙스키가 벨린스키의「고골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는 이유로 체포됐기 때문이다. 사형 선고 후에 시베리아 유형으로 감형되어 4년 간의 수형 생활을 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소설 집필도 중단되었다. 형을 마치고 뻬쩨르부르그로 돌아와서는 이 작품을 이어서 쓸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만약 그가 시베리아 유형을 가지 않았더라면 이 소설은 완성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뒤의 작품들은 내용이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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