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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 때일수록 매일 일기를 쓰곤 했는데, 거의 2년 동안은 전혀 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썼던 게 언제인지 봤더니 2011년 4월 13일이다. 건강 때문이라기보단 그냥 덮어버리고 싶었다. 오랜 기간 동안 너무 나를 방치해놓은 것 같다. 일기를 쓰는 시기의 '나'와 일기를 쓰지 않는 시기의 '나'는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그동안 등산도 다니고 생각도 많이 했지만, '일기를 쓰지 않는 나'는 뭔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느낌이랄까. 마취된 삶을 살고 있는 기분이다.


   오늘 갑자기 그냥 문득 깨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이 벌써 스물 여덟,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이젠 다시 써야할 때가 됐다.


   뒤에 빈 종이가 몇 장 남지 않았다. 내일은 내가 좋아하는 검은색 스프링 노트를 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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