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집에 오는 길에 엄청난 크기의 태양을 봤다. 이런 일몰을 보는 일은 흔치 않다. 내 심장은 마구 뛰고 있었다. '오 마이 갓뜨... 이건 담아야 해!!!!!!' 하지만 내 손에 카메라가 들려있을 리 만무했고.. 아쉬움을 손전화 카메라로 달랠 수밖에 없었다. 숨가쁜 생활 때문에 평일은 커녕 주말도 황금 같아서 카메라 들고 어딜 나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평소에 카메라를 들고 다닐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렇게 멋진 장면이 눈 앞에 갑자기 나타났을 때, 화질이 개떡 같은 손전화로 찍어야만 하는 현실이 슬펐다. 수 백만원 쳐들인 카메라와 렌즈는 내 방에서 고히 썩고 있다. 언젠가는 또 꺼내서 더 신나게 써먹을 일이 있겠거니.. 그 날을 위해 현재에 집중하자고 혼자 위로했다..
이 녀석의 나이가 올해로 서른이 되었다. 캐논 A-1 기종은 1978년 4월부터 생산돼서 30년도 더 됐지만, 이 녀석의 나이만 따지면 올해가 30주년이다. 물론 이 오래된 카메라를 내가 직접 구입한 것은 아니다. 때는 30년 전 사우디아라비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동에서 일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귀국할 때 흔하게 사왔던 물건이 일제 카메라였고, 특히 이 canon A-1을 많이 사왔다고 한다. 나의 아버지도 그 중 하나였다. 내가 태어날 때의 모습부터 중고등학교 때의 모습까지 어릴 적 사진은 모두 이 녀석으로 찍혀서 앨범에 담겨있다. 비싼 카메라였기 때문에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진 손도 대지 못하다가 중학교 2학년 때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아버지에게 허락을 맡고 슬금슬금 빌리곤 했었다. 그러..
밤10시 49분~1시까지, 2시간 11분 동안 촬영. 총 246장 합성.(날이 추워서 246장 찍고 방전됨)장당 촬영정보: 30sec/F7.1/35mm/ISO-200 날씨는 궤적 찍기 딱 좋은 날씨인데 갑자기 밖에 나가기는 춥고.. '에잇, 그냥 집에서 찍어볼까?'하고 베란다에 삼각대 놓고 촬영했다. 밖에서 개고생하며 찍는 거에 비하면 발로 찍은 거나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공간의 제약 때문에 예쁜 구도로 찍을 수 없었다는 게 조금 아쉽다. 촬영하는 동안 힘들었던 점은 찍는 동안 방이 추웠고, 잠을 못잤다는 것 정도? 천체 관측할 거 아니면 별 궤적 찍는다고 굳이 강원도 영월까지 갈 필요는 없다. 별은 언제나 우리 위에 있다. 우리가 그들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