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또예프스끼의 두번째 작품이다. 이걸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뭐여.. 그래서 뭐 어쨌다고.. 뭐냐 이건..' 끝날 때까지 드는 똑같은 생각이다. 도대체 이걸 왜 썼을까. 무슨 생각으로 썼을까. 이걸로 뭘 말하고 싶은 걸까. 그냥 다음 작품을 위한 연습이었을까?『분신』을 발표했을 당시,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외면 당하고, 비평가들한텐 실패작이라고 질타 받았다고 한다.(그러나 저자 자신은『가난한 사람들』보다 열 배는 더 훌륭하다고 엄청난 자부심을 표현했다고..) 그의 작품을『분신』까지만 읽었더라면 그런 반응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소설의 내용은 별 거 없다. 뻬쩨르부르그의 9등 문관 골랴드낀씨가 자신과 똑같은 이름과 성, 똑같은 생김새의 작은 골랴드낀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정신 나간 이야기이..
5월 초에 군산에 여행갈 일이 있었는데, 지나가다 채만식문학관이 있는 것을 보고 누군가 읽어보라던 『탁류』가 떠올라 구매를 해놨었다. 별 생각없이 앞에 해설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헐 이건 뭐지? 채만식도 친일행위라니..(나만 몰랐나?;;) 엮은이 공종구씨는 채만식이 "해방 직후 적지 않은 문인들이 자신들의 잘못된 과거 행적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이나 성찰 없이 목전의 이해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권력 투쟁에 골몰하던 현실에 환멸의 비애만을 경험하며 낙향"(11ㅉ)했다고 한다.(맨 뒤의 작가연보에 그의 친일작품들은 쏙 빼놓은 반면「민족의 죄인」은 기입해놨다) 해방 후에「민족의 죄인」(1948)을 발표하며 자신의 친일행위를 고백,변명했다고는 하지만, 최남선처럼 기막힌 변신을 하지 않았다고 칭찬할 수는 없을 ..
광장 6월에는 왠지 『광장』을 읽어야만 할 것 같았다. 고등학교 때 수능 모의고사 단골문제였고, 주변의 여럿이 추천해줬던 그 소설. 조금 부끄럽게도 오랫동안 끝끝내 버티다가 지금에서야 읽고 말았다. 요즘은 책 추천해주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추천하는 책이라고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그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어린왕자』도 절대 안읽겠다고 다짐하다가, 자꾸만 그 책이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화제에 오르는 바람에 모르는 티 내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읽었던 적이 있다. 『광장』은 순전히 자발적으로 읽었다. 내용이야 읽기 전부터 익히 알았던 터라 새로울 것이 없었다. 이 소설에 대해서는 뒤에 붙어있는 두 편의 해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많이 이야기 돼있는 편이고, 그리 난해할 것도 없어서 따로 써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