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우연하게 친구의 권유로 작사를 시작하게 됐는데, 이 작사라는 것이 시를 쓰는 것과는 또 다르게 참 묘미가 있더라. 시는 03년도부터 써온 것이 50여 편 쯤 쌓였어도, 사랑한 지가 오래되어서인지 사실 몇 년 전부터 시 쓰는 건 영~ 흥미가 붙지 않았었다. 근데 이 작사는 참 재밌는 게, 시보다는 가벼우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부담없이 털어낼 수 있다는 거다. 물론 음이 붙고 입으로 직접 불렀을 때를 고려해야 하고, 1절과 2절의 글자 수를 어느 정도 맞춰야 하는 즐거운 제약이 따르기도 한다. 처음엔 절대음감을 가진 음악 선생 친구가 내가 쓴 가사에 곡을 써줬었는데, 쪼~끔 내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ㅋㅋ(차마 친구한텐 말 못함 ㅋㅋㅋ) 쓸수록 가사 퀄리티가 좋아지면서 친구가 부담스..
때는 아마 2~3주 전이었을 것이다. 회사 관리팀 대리님께서 각고의 노력 끝에 허니버터칩 두 봉지를 구해서 다같이 나눠먹었던 적이 있었다.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인지 맛은 기대 이하였다. 그래서 생각한 게.. '내가 만들면 이것보단 맛있을 것 같은데?' 곧바로 그 주에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재료는 감자칩 과자 한 봉지, 버터, 꿀. 분명 나같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허니버터칩 만드는 법 따윈 찾아보지 않았다. '뭐 이런 간단한 거 갖고 검색까지야~' 요리는 암것도 모르는 초보임에도 그냥 막무가내로 만들기 시작했다. 일단 고! (블로그에 올릴려고 생각하고 찍은 건 아니라서 사진 상태가 별로인 점 양해바람) 허니버터칩이니까 감자칩에 버터랑 꿀 발라서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되겠지? 하고, 발라지지..
추석 연휴를 맞아 아끼던 키보드를 청소하려고 룰루랄라 집으로 가져왔다. 예쁘게 씻겨줄게! 조금만 기다려~! 키캡들을 모두 빼내고 키보드 사이사이를 브러쉬와 수건으로 깨끗히 청소했다. 아 이리 깔끔할 수가~ 겨우 만 1년 사용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리얼포스87u의 치명적 단점인 녹슮 현상이 살짝 보이긴 했지만 뭐 이 정도면 양호하다. 때가 약간 탄 키캡들은 모조리 끓는 물에 퐁당! 넣었다. 다른 일반 키캡이라면 혹여나 끓는 물에 프린팅이 지워지지 않을까 걱정돼서 이런 짓은 하지 않았겠지만, 이녀석은 리얼포스 PBT 키캡이라 마음 놓고 집어넣었다. 사실 그래도 좀 불안한 마음에 30초 정도만 살짝 소독하고 빨리 빼낼 참이었다. 소독은 확실히 해야 한다는 엄마만 아니었다면........................
어떻게 하면 유지/보수가 쉬울까? 어떻게 하면 오류를 쉽게 찾아낼 수 있게끔 깔끔하게 코딩할 수 있을까? 개발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봤을, 그리고 고민하고 있을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니라면 열정이 없거나 현실에 굴복했거나...) 나 또한 병아리 개발자 주제에 어떻게 하면 소스 품질을 향상시켜서 유지/보수를 쉽게 할 수 있을까 많이 고심했다. 한번 만들고 땡! 하는 프로젝트는 거의 없기에, 다음번에 고칠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든 노가다를 줄이고 싶어서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는 것이다. 내가 작성한 소스의 노가다 수정을 내가 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바톤이 넘겨질 때에 적어도 욕은 듣지 않게 코딩하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SI의 바닥을 경험해보지 ..
* 음악 : 일렉기타, 베이스, 드럼, 보컬 조합의 락.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 네 가지. * 영화 : 배경음악 없이 눈빛과 대화로만 진행되는 씬들의 집합. 되도록이면 대화보단 눈빛. * 책 : 문장 하나 하나에 기를 쏟아부은 이야기. 잔가지를 친 대나무처럼. * 여행 : 기억을 덜어내는 행위. * 사랑 : 말없이 시작하고 말없이 끝나는 너와 나의 속삭임. 담백한 음악, 담백한 영화, 담백한 책, 담백한 여행, 담백한 사랑.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찬미하는 '담백한 것들'에 대한 정의.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2012년의 잉여력 대폭발 덕분에 아이디어가 샘솟아 전혀 다른 분야에 뛰어들어 6개월 동안 고3처럼 공부했다. 앞날을 예상하면서 고민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는 것보다 일단 뛰어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고, 단지 생각했던 것을 이루고 싶은 마음에 프로그래밍을 하게 됐다. 그렇게 머리에 스위치를 달고 경계인처럼 살았다. 이곳에 가도 저곳에 가도 마음이 불편했다. 그냥 운명이 존재한다면 지랄 같은 내 운명이라 생각했다. 실력이 느는 만큼 주량도 월등해졌다. 사실 지금은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사수도 없이 혼자서 하는 건 한계가 있는 법이다. 하다보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해결하게 되고, 인터넷이 선생이라고 해도 찾아야 할 키워드도 결국엔 내가 알고 ..
인디 게임: 더 무비 Indie Game: The Movie 8감독리잔느 파조, 제임스 스워스키출연에드문드 맥밀렌, 필 피시, 토미 레펜스, 조너선 블로정보다큐멘터리 | 캐나다 | 94 분 | - 요즘 의욕이 땅에 떨어져서 우울해하고 있는 나에게 미국인 직장 동료가 시디를 하나 구워서 선물해줬다. 시디 안에는 몇몇 인디 게임들의 데모와 함께 이 다큐멘터리가 들어있었다. 영어 자막 밖엔 찾지 못했지만 대충 알아들을 수 있을 거라며 주말에 시간 있을 때 보라고. 감동먹었다.. 이바닥의 부조리에 수긍하며 개같이 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내게 어떤 가치가 있을 것인지, 내 꿈은 무엇이었는지, 마음이 혼란스러운 이 때에... 참 .. 여러가지를 생각을 하게 만드는 다큐멘터리였다.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