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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의 아내와 침대 밑 남편
  • 약한 마음
  • 뽈준꼬프
  • 정직한 도둑
  • 크리스마스 트리와 결혼식
  • 백야
  • 꼬마영웅


   7개의 중단편 모음집이다. 낭만적이지만 촌스럽게 격정적이지 않고, 도선생답지 않은 부드러움이 흐르지만 날카로운 시선 또한 언뜻 보인다. 뭔가 기존의 도선생 작품들에서 느꼈던 음침함과는 대비되는 작품들로 구성돼있다. 이들 7개 작품중에 내가 생각하는 도선생다운 작품을 꼽자면 「약한 마음」, 「뽈준꼬프」, 「정직한 도둑」, 「크리스마스 트리와 결혼식」이다. 물론 그가 쓴 작품들이기에 그답지 않은 작품이 어디있겠냐만은, 7개 작품들 중에 그나마 어둡고 더러운 느낌을 받은 작품을 꼽아보면 저정도 되겠다.


   대체로 사랑 얘기가 많았고,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불륜&삼각관계 모음집"이었다. 도선생 작품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푸하하 웃으면서 읽었던 「남의 아내와 침대 밑 남편」이 그러했고, 나스쩬까의 어장관리(의도된 계획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어장관리;;)에 놀아난 몽상가 이야기인 「백야」, M부인을 사모했던 꼬마의 시선으로 바라본 M부인의 불륜 이야기인 「꼬마영웅」이 그러했다. 불륜과 삼각관계야말로 소설의 소재로 쓰기에 가장 자극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재료가 아닐까 싶다.


   작품 끝에 삽입되어 있는 역자 해설을 보면 「뻬쩨르부르그 연대기」와 같은 시기에 쓰여진 단편들이라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역시나 작품들 곳곳에서 뻬쩨르부르그의 풍경이 눈에 띈다. 특히 「백야」를 읽을 때는 정말로 백야가 일어나는 그 기간에 러시아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네바강, 네프스끼 대로, 폰딴까를 걷는 상상. 생각만해도 즐겁다. 이런, 나도 몽상가인가?ㅋㅋ




   #불륜, #삼각관계, #낭만, #몽상, #박애?




   ***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형광펜 칠한 곳.

모두들 그를 <현명한 사람>이라고 불렀다. 항간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또한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지속적인 게으름 때문에 심장이 있어야 할 자리에 비계 덩어리가 있는, 어쩌다 남의 수고 덕택에 살이 찌게 된 종족을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

- 「꼬마영웅」

통통한 이들은 평생을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진 상태에서 즐겁게만 살아왔기 때문에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세상 모든 일이 얼마나 어렵게 이루어지는가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어떤 껄끄러운 일이 그들의 기름기 도는 감정을 건드린다면 바로 이것이 그들에게는 재난이 되는 것이다.

- 「꼬마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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