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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우연하게 친구의 권유로 작사를 시작하게 됐는데, 이 작사라는 것이 시를 쓰는 것과는 또 다르게 참 묘미가 있더라.


   시는 03년도부터 써온 것이 50여 편 쯤 쌓였어도, 사랑한 지가 오래되어서인지 사실 몇 년 전부터 시 쓰는 건 영~ 흥미가 붙지 않았었다.


   근데 이 작사는 참 재밌는 게, 시보다는 가벼우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부담없이 털어낼 수 있다는 거다.


   물론 음이 붙고 입으로 직접 불렀을 때를 고려해야 하고, 1절과 2절의 글자 수를 어느 정도 맞춰야 하는 즐거운 제약이 따르기도 한다.




   처음엔 절대음감을 가진 음악 선생 친구가 내가 쓴 가사에 곡을 써줬었는데, 쪼~끔 내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ㅋㅋ(차마 친구한텐 말 못함 ㅋㅋㅋ) 쓸수록 가사 퀄리티가 좋아지면서 친구가 부담스러워 하는 것도 있었고,,


   워낙 훌륭하게 작곡을 해주긴 했지만, 나 또한 작곡을 해보고 싶었기에 도전해보게 됐다. 옛날부터 하고 싶기도 했고..ㅎㅎ



1. 키보드 구입


   작곡을 재미나게 자유롭게 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찾아보다가 키보드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게 됐고,


   키보드에는 대략,,

   - 신디사이저 : 기기에 연결하든 안하든 소리는 남. 연주와 작곡에 모두 좋음. 겁나 비싼 거. 최소 100만원 이상.

   - 마스터 키보드 : 기기에 연결해야만 소리가 남. 작곡하기 좋음.

   - 디지털 키보드 : 기기에 연결 안해도 소리 남. 연주하기 좋음.

   가 있다는 걸 알아냈다.


   소소한 취미에 거금을 쓸 정도로 부유하진 않아서 마스터 키보드를 구입하기로 했다.




   그래서 구입한 게 Samson Graphite 25.


   25 건반이나 49 건반이나 가격은 별 차이 나지 않지만, 연주를 잘 하지도 못할 뿐더러 주목적은 작곡이라 25 건반으로 선택했다.


   참고로 옥타브는 왼쪽에 있는 버튼으로 조절 가능하다.


   이녀석이랑 비교했던 모델은 Nektar Impact LX25였는데, 디자인이나 LED창??이 더 마음에 들어서 이녀석으로 골랐다.




   잘생긴 외관과는 달리, 국내에선 그리 대중적인 모델은 아닌 듯하다.


   다른 모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없어서 구입하기 직전까지 심각하게 고민을 했을 정도다 ㅋㅋ



2. 작곡 프로그램(DAW-Digital Audio Workstation) 고르기


   키보드도 질렀겠다. 이제 필요한 건 작곡 프로그램만 남았다.


   좀더 전문적으로 접근하려면 PC에 오디오 카드도 사서 껴야하고 홈레코딩 하려면 부가적으로 장비가 필요한데, 돈도 없고 뭘 모르니 거기까진 아직 무리다.;;

   (작업하면서 작곡 프로그램과 플레이어를 넘나들 때 플레이어에서 재생이 되지 않는 게 왠지 오디오 카드가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아씨 사야 하나...)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프로그램은 Cubase인데 돈주고 사기엔 너무 비싸다. 제약없는 정품이 인터넷 최저가 65만원 ㄷㄷㄷ

   

   Logic pro는 20만원대로 착한(?) 가격이지만, Mac용이라 눈물을 머금고 패스 ㅜㅜ

   

   결국엔 일단 FL Studio 데모를 써보기로 했다.


   벨기에 회사에서 만든 거라는데, 점유율로만 보면 세계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1위랜다.


   전부 영어로 되어있고 인터페이스도 초보자한텐 너무 복잡해서 강의를 찾아보는 것은 필수다.



   http://cafe.naver.com/midi7http://flstudio.co.kr/xe


   크리스마스날에 하루종일 이것만 붙잡고 있으면서 정말 많은 걸 터득할 수 있었다. ㅋㅋㅋㅋ


   데모임에도 아직 초보인 나한테는 과분할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벌써부터 한계가 느껴진다는 거 ㅋㅋㅋㅋㅋ


   데모라고 프로젝트 파일 로딩도 안되고, 키보드로 재생/정지/이동 버튼의 입력 신호가 프로그램에 전달은 되나 먹히지 않음 ㅋㅋㅋㅋ(아님, 이건 뭔가 설정이 필요한가??)


   아무튼,,, 대충 쓰다가 12버전 나오면 구입을 고려해봐야겠다.



3. 음 찍어보기


   강의보고 FL Studio를 배우면서 처음으로 찍어본 곡은 학교종이 땡땡땡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간첩도 아는 그 곡!



   처음으로 음을 찍어보니 신기했다. 신비한 가상 악기의 세계~!


   근데 뭔가 심하게 많이 부족한 이 느낌... 도대체 뭘까... 생각하다가 음이 너무 뚝뚝 끊어진다는 걸 눈치챘다.


   그래, 그.. 뭐시냐.. 피아노에 있는 패달이 필요해!


   열심히 찾아봤더니 특정 마스터 키보드 모델은 sustain pedal 버튼이 있어서 버튼만 누르면 음이 이어지는 효과가 난댄다.


   그럼 내 키보드에도 당연히 있겠지? 했는데.. 헐~ 이보다 낮은 graphite m25 모델에는 있는데 내 25 모델에는 sustain pedal 버튼 자비 따윈 없었다..;;

   (없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 영어 매뉴얼을 보고 또 보고했다는...;;;)


   그렇다면 sustain pedal 장비를 추가 구입해서 선을 연결하는 수밖엔 없다.



4. Sustain Pedal 구입


   두둥! 2014년 마지막 불금에 퇴근하자마자 악기사로 달려갔다.


   "서스테인 페달주세요~"




   am besten ssp-001. 오프라인 치고 굉장히 저렴한 가격인 1만 4천원에 구입했다.


   이 가격에 -,+ 극 스위치도 있고 제 기능을 훌륭하게 해낸다.


   연결해서 사용해보니 신세계가 따로없다. 대박 감동.. ㅠㅠ


   게다가 피아노 페달같이 안 생기고, 기타치는 옵하들이 밟는 거랑 비슷하게 겁나 멋지게 생겼음!


   아 그리고 이거 페달없이 FL Studio로 음 찍을 때는 마디와 마디 사이에 쉬는 공간을 넣고 싶을 때마다 일일히 마우스로 포인터 옮겨가면서 하느라고 귀찮기 그지없었는데, 페달로 밟았다 뗐다하니 포인터가 자동으로 옮겨간다. 할렐루야~



5. 부드럽게 음 찍어보기


   이건 페달 사고 신나서 한번 찍어본 음이다. 




(프로그램 배경에 있는 캐릭터는 내가 한 거 아님;; 기본 배경임;;; 오덕후 아니니까 오해는 노노 ㄷㄷ;;)


   단 하루이틀 만에 이 정도까지 한 거면 훌륭하지 않은가?


   나름 악기 여러 개 조합했다는 거 ㅋㅋㅋㅋ


   뭔가 화성학을 배우면 더 좋아질 것 같은데 거기까지 여유가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이 산더미라..;;;


   에휴.. 어짜피 인생 한번인데 그냥 이렇게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죽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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