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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부터 잔뜩 기대했던 피카소와 천재화가들 전시에 갔다왔다.


   전시 제목이 좀 오글거려서(피카소에 초점을 맞췄다고는 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처럼 저게 뭐냐고;; 게다가 "천재" 화가들이라니.. 으엑~) 마음에 안 들었지만, 서울이 아닌 곳에서 이런 대형 전시를 접할 기회는 흔치 않기에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관람했다. (사실 대형 전시라고 하기엔 서울에서 했던 것들에 비하면 약간은 귀여운 수준이지만...)


   자세한 전시 정보는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자.


전시 정보 ☞ http://dmma.daejeon.go.kr/GetExhibitionsUsrView.do?fretype=1

홈페이지 ☞ http://www.greatartists.co.kr





   토요일 오후라 사람들한테 밟혀 죽을 각오로 갔는데, 생각보다 한산했다. 다시 한번 대전에서 전시함에 감사했다. ㅋㅋㅋ 서울에서 했더라면 전투적으로 관람에 임해야 했을 것이다. 





   요금표는 위와 같다. 성인 1만 2천원. 다행히 나는 친구가 알려준 티몬 할인 티켓을 구매해놔서 8천원에 입장할 수 있었다, 오예~.. 사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급하게 가서 볼 생각은 없었는데, 그놈의 할인 티켓 유효기간이 20일까지인지라 다음주 일정을 기약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오늘 가서 봤다.





   먼저 갔다온 사람으로서 쾌적한 관람을 위한 팁을 주자면, 겉옷을 반드시 챙겨가는 것이 좋다. 온/습도 유지한다고 에어컨을 너무 빵빵하게 틀어놔서 천천히 관람하다보면 냉방병 걸리기 일보 직전에 처할지도 모른다. 특히 "자기야 나 추워~" 할 자기가 없는 나홀로 관람족이라면 반드시 겉옷이 필요하다.(나처럼...ㅠㅠ) 반대로 커플이라면 이 무더운 여름날에 샴쌍둥이처럼 붙어다닐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니 가볍게 입고 가도 무방하다. (아 왜 항상 그들은 내 옆을 따라다니면서 쪽쪽거릴까.. 부들부들..)

   또 하나, 난 설명 같은 건 필요없고 나대로 여유롭게 느끼면서 관람하고 싶다! 하면 도슨트 시간 5분~10분 후 관람을 시작하는 게 낫다. 왜냐, 사람들이 다 도슨트를 우루루 따라다니기 때문에 5분에서 10분의 차이를 두고 관람하면 아주 조용하고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재입장이 불가하고 들어가면 중간에 다리 아파서 앉아 쉴 곳 따윈 없으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입장할 것을 권한다.





   다행히 전시하고 있는 그림들이 하나하나 주옥같은 작품들이고 감명 깊게 다가와서 다리 아플 겨를이 없었다.

   입장 후에는 사진 촬영 금지.



   간단하게 감상평을 남겨보자면,,,


   도판으로만 봐왔던 그림들을 실제로 보면 의외로 큰 크기에 놀라워하는데, 이번에 나의 경우, 에드가 드가의 <스트레칭하는 무용수들>이 그랬다. 사진을 작게 보는 것과 크게 보는 것의 느낌에 차이가 있듯이 그림도 마찬가지다. 실제 작품을 마주하면 확~ 밀려오는 뭔가가 있다. 관찰도 좀더 세세하게 하게 된다. 그래서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또 도판으로 지나쳤던 그림들을 실제로 보면 마음에 파동을 일어나서 작품과 그 작품을 그린 화가에게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이번에 나는 앙리 루소, 라울 뒤피의 작품들을 좋아하게 됐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넋놓고 바라보기만 했었을 텐데, 공부 조금하고 몇 번 다녀봤다고 작품들 하나하나에 여러가지 생각과 느낌이 들었다. 혼자 관람해서 그때의 생각과 감정들을 즉각적으로 공유할 수 없었던 게 좀 미련이 남지만, 어쩌면 홀로 관람했기에 조용하게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나 아쉬웠던 것은 너무나 많은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다보니 깊이가 없었던 점이다. 등장하는 화가는 68명이고 그들의 작품 수는 85점이다보니 거의 화가 한 사람당 작품 하나꼴이다. 이런 전시를 통해서나마 대략적인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한 부분이나마 한 눈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괜찮았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마 돈을 많이 투자하는 전시는 위험부담이 높으니 대중들이 잘 모르는 화가 한 둘만 깊이있게 전시하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유명 작가들 여럿을 한꺼번에 전시하는 게 안정성이나 흥행몰이에서는 최고일 것이다.(이번 전시에 17억을 투자했다고 한다) 요즘 아이돌들 구성원을 잘생긴 놈, 귀여운 놈, 노래 잘하는 놈, 춤 잘추는 놈 골고루 넣어서 데뷔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 그렇게 보면 시립미술관에 깊이 있는 대형 전시를 바라는 것은 인기가요에 폴 매카트니 내한 공연을 중계해주길 기대하는 것처럼 허망한 바람이지 않을까 싶다.





   관람이 끝난 후에는 폭풍 쇼핑했다. 도록 구입, 그것은 진리다. 크핫~


   다음번 전시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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